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전략 (+수혜 업종과 대비책 5가지)

그동안 미 중앙은행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느긋한(?)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을 우려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이 급격해지는 추세입니다. 일각에서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오면 주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를 방어하기 위한 대비책과 수혜 업종은 무엇인지, 인플레이션 투자전략 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주가의 상관 관계

인플레이션은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보통은 상품을 생산하는 비용이 증가하거나,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됩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정부의 통화 정책이 있습니다. 정부가 시장에 돈을 많이 풀면, 돈이 흔해져서(?)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게 됩니다. 동일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최근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통화 정책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정부가 금리 인하와 각종 지원책으로 시장에 과도한 돈을 풀었고, 전 세계적인 공급망 대란도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항상 나쁜 것 만은 아닙니다.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증가하면 얘기가 다릅니다. 물가가 상승하고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구매력은 점차 약해집니다. 사람들이 지출을 줄이고 기업의 수익도 줄어들면서 경기가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투자로 벌어들인 수익도 그 가치는 희석됩니다. 예를 들어 투자 수익률이 4%인데 물가 상승도 4%라면 실질 수익률은 0%가 됩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정부의 대책 중 하나는 금리 인상입니다. 금리를 인상해서 시장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것이죠. 금리가 인상되면 주식에 들어갔던 돈이 빠져나와 비교적 안전한 채권이나 예금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로 인해 주가는 하락하게 됩니다. 또한 저금리 시기에는 기업이 성장을 위해 레버리지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면, 금리 인상 후에는 이자비용이 증가하므로 투자에도 움츠러들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이익도 감소해서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투자전략 : 주가와 인플레이션
미국 주식시장 PER과 소비자물가지수(CPI) (출처 : Seeking Alpha)

인플레이션에 강한 주식

주식을 성장주와 가치주로 구분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에 강한 주식은 가치주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인플레이션이 낮거나 상승 초입에는 저금리 영향으로 성장주가 수혜를 받습니다. 공격적인 투자로 급격한 성장률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현금흐름은 적더라도 미래의 성장성을 보고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죠. 그러다가 금리가 상승하면 비용 부담의 영향으로 투자도 줄어들어 성장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가치주는 이미 성숙한 기업입니다. 성장주만큼 공격적인 투자는 없지만 현재의 현금흐름이 우수합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미래의 성장성을 담보로 해온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자율이 높을 수록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가치주의 경우 그동안 저평가 되어 있던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가치주의 시대가 도래할까요? 궁금하시다면 이 글을 참고하세요)

가치주가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이 되는 또 다른 이유는 배당금입니다. 모든 가치주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가치주 기업이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인 배당금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인플레이션을 상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배당주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이 글을 클릭하세요)

인플레이션 투자전략 :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vs 성장주 대비 가치주 수익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vs 성장주 대비 가치주 수익률 (출처 : Bespoke Investment Group)

인플레이션 투자전략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자산을 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성장주에 집중되어 있다면 가치주를 포트폴리오에 일부 포함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모든 가치주가 인플레이션 시대의 수혜주는 아닙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의 대비책으로 주식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인플레이션 투자전략 으로 더 다양한 투자처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융주

✓ 대표 ETF 종목

   • XLF (Financial Select Sector SPDR Fund, 미국)
   • VFH (Vanguard Financials ETF, 미국)
   • KODEX 은행 (국내)
   • TIGER 200 금융 (국내)

금융주는 인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수혜주 중 하나 입니다. 금리가 인상 되면 대출금리 또한 상승하면서 금융주의 이익도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정된 미래이므로 금융주의 주가 또한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국내 은행, 보험사 등 금융주에 대한 매수세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올 한해 금융 섹터의 수익률이 S&P 500 지수보다도 높았습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지만, 백신으로 인해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하면서 금융주의 실적도 개선되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아직까지 금융주의 주가는 저평가 상태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금리 인상으로 금융주가 또 다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플레이션 수혜 종목 : 금융주
미국 금융주(은행) PER vs S&P 1500 PER (출처 : FactSet)

필수소비재

✓ 대표 ETF 종목

   • XLP (Consumer Staples Select Sector SPDR Fund, 미국)
   • VDC (Vanguard Consumer Staples ETF, 미국)
   • IYK (iShares U.S. Consumer Staples ETF, 미국)
   • KODEX 필수소비재 (국내)

필수소비재(식료품, 위생용품, 생필품)는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소비해야 하므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 시기에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필수소비재 기업은 제품 가격을 올려서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습니다. 제품 가격이 올라도 수요는 변동이 크지 않으므로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게 됩니다.

필수소비재 주식은 인플레이션의 대비책 뿐 아니라 일반적인 경기 방어주로 흔히 활용됩니다. 경기와 상관없이 수요가 비탄력적이기 때문입니다. 포트폴리오에 필수소비재 주식을 일부 포함한다면, 인플레이션이나 급락장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리츠(REITs)

✓ 대표 ETF 종목

   • VNQ (Vanguard Real Estate ETF, 미국)
   • XLRE (Real Estate Select Sector SPDR Fund, 미국)
   • TIGER 미국MSCI리츠 (국내)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유형 자산의 가격도 상승합니다. 부동산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부동산의 가격 상승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물론 정책의 영향도 있고, 유동성의 증가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너무 높은 부동산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리츠(REITs)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리츠는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간접 투자가 가능한 상품입니다. 또한 쉽게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동산 실물보다 유동성이 뛰어납니다. 법적으로 과세 소득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해야 하므로, 높은 배당수익률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자재

✓ 대표 ETF 종목

   • DBS (Invesco DB Commodity Index Tracking Fund, 미국)
   • GSG (iShares S&P GSCI Commodity Indexed Trust, 미국)
   • DBA (Invesco DB Agriculture Fund, 미국)
   • TIGER WTI원유선물 (국내)
   • KODEX 구리선물 (국내)
   • TIGER 농산물선물 (국내)

원자재는 금속, 천연가스, 원유 등을 뜻하며 여기서는 곡물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선행 지표임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대비책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와 공급 대란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작년 코로나 이후 급격한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상승 추이
원자재 가격 상승 추이(좌),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 상승 추이(우) (출처 : FX Trading)

다만 원자재에 투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내외 이벤트로 인한 주가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수요의 변동 외에도 기후 변화나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도 원자재의 가격이 크게 널뛸 수 있습니다.

✓ 대표 ETF 종목

   • GLD (SPDR Gold Trust, 미국)
   • IAU (iShares Gold Trust, 미국)
   • KODEX 골드 선물(H) (국내)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통용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에 금을 어느 정도 포함하곤 합니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은 이 포스트를 참고하세요.) 인플레이션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금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이 통설입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각 투자 상품의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다른 투자처에 비해 금의 수익률은 변동성이 더 크고, 심지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금은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인가?
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리츠(회색), 원자재(파란색), 금(노란색)의 수익률 (출처 : CNBC)

많은 사람들이 금을 안전 자산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안전 자산이라 하기에는 금은 가격 변동성이 꽤 큰 축에 속합니다. 금은 인플레이션 대비책으로 잠시 동안만 보유하는 것보다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보다는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만 비중을 두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고 하겠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인플레이션 투자전략 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어쩌면 예정된 미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물가는 상승하고 있으며, 시중에 풀린 돈을 언젠가는 회수해야 합니다. 금리 인상 시기도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지레 겁을 먹고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는 것은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인플레이션 투자전략 에 따라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으로 본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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